“제가 주로 하던 발성은 아니라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발전 속도가 굉장히 더디더라고요. 이대로 가다간 안 되겠다 싶어서 다방면으로 노력을 했죠. 해부학적인 레슨도 받고 성악가분들께도 도움도 받았고요. 지금도 레슨을 계속 받고 있어요. 조금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발전하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어요.”
“노인의 모습으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있어서, 최대한 많은 자료를 참고했어요. 주로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의 모습을 관찰했 죠. 주변 배우들에게 자문을 얻기도 했고요. 하지만 노인을 ‘흉내 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관객분들에게 정말 ‘노인 윤이선’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모습이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그 외에는 대본 자체가 정말 탄탄하고 명료해서 제가 더 고민할 게 없었어요. 흐르는 이야기에 몸을 맡기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심장이 뛰고 감정이 표출되는 작품이에요.”
““‘일 테노레’는 이야기가 탄탄해서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작품에 몸을 담그면 심장이 저절로 움직였죠. 가사나 음악 선율이 ‘인간 서경수’를 자극해서 울컥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배우로서 그런 감정에 너무 젖으면 안 돼서 최대한 진실하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물론 결과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만족하는 순간 하강곡선을 그리더라고요. 하하하.””
“서경수가 맡아 연기하고 있는 ‘윤이선’은 부모님이 정해주신 대로 의사가 되는 길을 걷던 내성적인 모범생으로, 오페라에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한 후부터 성악가가 되는 꿈을 꾸게 되는 인물이다. ‘윤이선’이라는 배역은 서경수에게 배우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큰 의미로 다가왔다.
“정적이면서 성장해 나가는 역할을 맡은 것도 오랜만이고, 주연을 맡은 것도 오랜만이다. 그래서 정말 행복했고, 그만큼 아픈 시간도 있었다. 또, 작품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욕심부려 이대로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저의 원동력이자 기둥이자 삶의 바탕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경수야 너무 조급해 하지마. 인생은 마라톤이야. 천천히 걸어가면 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참 위안이 됐다. 이후에 지금에 만족하고 항상 감사하며 살려고 한다. 천천히 행복하게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면서 미래를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친형도 내 삶의 원동력이다. 극 중 ‘윤이선’이 형을 우러러보는 것처럼 나도 형을 존경한다. 형과 나는 우애가 깊다. 형을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고, 내게 형은 뭐든지 다 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존재이다. 이번 작품 하면서 형과의 추억들이 많이 떠올랐다.”
“윤이선이 서진연을 향한 어느 정도의 마음을 품고 있을까 제일 많이 고민했어요. 작품에서 표면적으로 오페라라는 꿈이 가장 크게 언급되지만, 사랑도 꿈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이선이 오페라라는 꿈을 간절하게 꿀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서진연을 향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일 테노레’는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 이인선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과 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찬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극중 윤이선으로 분한 서경수는 순수하고도 선한 면모가 돋보이는 의대생의 모습은 물론, 오페라를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새롭게 찾은 꿈을 이루기 위한 진취적인 면모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또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 인물이 겪는 청년부터 노년까지의 드라마틱한 일대기와 감정선을 자신만의 색으로 모두 아우르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